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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 시인/도종환

비원(榧園) 2015. 8. 30. 09:17

 
 

 

 

  

-인연- - 도종환 너와 내가 떠도는 마음이었을 때 풀씨 하나로 만나 뿌린 듯 꽃들이 이 들에 피웠다. 아름답던 시절은 짧고 떠돌던 시절의 넓은 바람과 하늘 못 잊어 너 먼저 내 곁을 떠나기 시작했고 나 또한 너 아닌 곳을 오래 헤매었다. 세월이 흐르고 나도 가엾이 그렇게 흐른다. 옛적 만나던 자리에 돌아오니 가을 햇볕 속에 고요히 파인 발자국 누군가 꽃 들고 기다리다가 문드러진 흔적 하나 내 걸어오던 길 쪽을 향해 버려져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