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알만한 형형색색의 돌이 가득한 넓은 바닷가에 순비기나무가 덩굴을 뻗으며 자랐다.
잎을 떼어 코에 대니 솔향기와도 같은 내음에 머리가 금방 시원해진다.
순비기나무를 한자로는 만형(蔓荊)이라 하고 그 씨앗을 만형자(蔓荊子)라고 하는데, 옛날부터 머리를 맑게 하고 두통을 치료하는데 효과가 좋은 약초로 이름이 높다.
여름에 보랏빛 꽃이 아름답게 피어서 가을에 지름 5~7mm쯤 되는 둥근 열매가 까맣게 익는다.
가을에 씨를 받아서 약으로 쓰는데 여름철의 잎이나 줄기를 대신 쓸 수도 있다.
잎을 짓찧어 즙을 내어 술에 타서 마시거나 물로 달여서 먹는다.
생것은 하루에 30~100g, 말린 것은 5~10g에 물 1,000ml를 붓고 10분쯤 달여서 하루 3~5번에 나누어 마신다.
신경성 두통에 가장 효과가 좋다.
순비기나무 잎과 줄기는 타박상이나 부종을 낫게 하고 통증을 멎게 하는 효과도 있다.
칼이나 낫에 다쳤을 때, 부딪혀서 멍이 들거나 다쳤을 때 순비기나무 잎과 줄기를 짓찧어서 붙이는 한편 줄기나 잎을 달여서 복용하면 곧 출혈이 멎고 부은 것이 내리며 통증이 멎는다.
<약초연구가 최진규>
내륙지역에서는 순비기나무를 별도로 심은 것이 아니면 볼 수가 없다. 그 대신 바닷가의 모래밭을 가면 순비기나무를 자주 접할 수 있다. 바닷물에 닿아도 죽지 않는 내염성 나무이며 추위에도 강한 상록관목이다. 잎은 마주 달리고 타원형 또는 달걀을 거꾸로 세운 듯한 모양이며 가장자리가 밋밋하고 가지와 더불어 은빛을 띈 흰색이 돈다. 특히 바람이라도 불면 나뭇잎이 젖혀지며 은백색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자세히 잎을 살펴보면 뒷면은 잔털이 빽빽이 나 있고 작은 가지에도 흰털이 많이 나 있으며 분백색이다. 지역의 수목원에도 심은 것이 있어 언제나 유심히 자람을 관찰하고 있는데 그런대로 잘 자라는 편이라 다행으로 여긴다. 가정의 행사가 있어 방학 때 제주도를 여행 했는데 해안가 어디를 가도 순비기나무가 왕성하게 자라고 있음을 볼 수 있었다. 해변 가에는 이외로 많은 식물들이 자라고 있는데 갯메꽃이나 문주란 등도 해안가에서 순비기나무와 함께 자라고 있음을 보이는데 순비기나무는 그 중에서도 참으로 돋보이는 식물이 아닌가 여겨진다.
바닷물이 쉬지 않고 흔들어대는 바닷가 모래밭에서 지면에 바짝 엎드린 채 많은 잎과 줄기로 모래가 흩어지는 것을 막아주고 사람들에게 아름다운 볼거리뿐만 아니라 약재로서도 가치를 가지니 더욱 좋다고 하겠다.
순비기나무는 비단 제주도뿐만이 아니고 우리나라 3면의 바닷가에서는 흔하다. 지난겨울에는 동해의 칠포리의 해양수련원을 12월 말에 갔는데 바닷가 모래땅에 비스듬히 누워 자라고 있는 순비기나무의 마른 열매가 많이 달려 있기에 한 줌을 따서 같이 투숙한 일행들에게 냄새를 맡게 하고 약효와 쓰임에 대해 설명을 했더니 어디에 이리 향이 좋은 열매가 있냐며 신기 해 한다. 양이 많으면 베게에 넣어 자면 머리가 맑아지고 투통이 사라지며 불면증에도 좋다고 했더니 마침 차멀미에 머리가 아파하는 이는 냄새만 맡고 모두 자기에게 달라고 한 일이 있었다.
순비기나무의 열매를 한방에서는 ‘만형자’라고 하며 열매가 핵과로 딱딱하고 둥글다. 9-10월에 검은 자주색으로 익는데 두통과 안질환, 귓병에 쓴다. 약간 매운 맛으로 예로부터 향긋한 향이 나는 토종허브식물로도 유명하며 솔 향과 흡사한 향을 맡다보면 머리가 시원해지고 기분이 좋아짐을 느낀다. 가지와 잎에도 향이 있기에 목욕탕 안에 이파리를 몇 잎 넣고 앉아 있으면 웰빙의 목욕탕이 된다. 순비기나무의 향에 대해서 향료자원의 개발을 하여 상업화 하는 면이 있기에 보급이 늘면 내륙지역에서도 순비기의 향을 즐길 수 있으리라 여겨진다.
순비기나무의 순비기는 무엇을 의미하는 말인가? ‘순비기’라는 말은 제주도의 방언인 ‘숨비기’라는 말에서 유래 되었는데 숨비기란 해녀가 물속으로 들어간다는 것을 의미 한다고 한다. 순비기나무는 해녀들의 삶을 닮았다고나 할까? 제주도의 성산일출봉의 해안에서는 해녀들이 물질을 하는 모습을 관광객들에게 보인다. 파도가 밀려와 모래밭이 만들어진 곳에서는 어김없이 순비기나무들이 무성하게 자라기에 해녀들은 순비기나무를 스치며 지나다녀야한다. 바닷가 모래 속에 뿌리를 내리고 끈질기게 살아가는 모습이 거친 바다를 터전으로 파도를 헤치며 숨이 차게 물질을 하는 해녀들의 삶과 견주어진다.
번식은 종자를 채취하여 노천에 매장한 후 이듬해의 봄에 파종을 하거나 야생상태에서 줄기를 끊어 삽목을 하여도 발근이 잘 되기에 제주도에서는 생태체험의 하나로 순비기나무 삽목행사도 있는 것으로 안다.
꽃은 보라색으로 보통 7-9월에 피고 오랜 기간 차례대로 피기에 여름철에는 좋은 꽃구경이 된다. 바닷가의 거센 바람에 적응한 순비기나무는 대부분 키가 낮고 모래 속 깊이 뿌리를 뻗고 몸을 낮추어 옆으로 비스듬히 하여 자라는 곳은 풀밭처럼 여겨지기도 했다.
파도가 밀려들어오는 해변이 있으면 그 뒤에 반드시 있게 마련인 모래언덕에는 그곳에서만 자랄 수 있는 많은 종류의 해변 식물들의 서식 장소가 된다.
사람들은 해변의 가장자리에 까지 집을 짓고, 길을 내고, 씨멘트의 옹벽을 쌓고, 무분별한 해수욕장을 개발하여 많은 해변식물들의 소중한 삶의 터전을 사라지게 하기에 자연을 그대로 두지 못하고 개발에만 집착하는 모습에서 안타까움이 크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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