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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마다 이름표를 낚는다-김정자-
비원(榧園)
2008. 12. 12. 22:05
밤이면 어머니라는 이름이
섬의 옆구리를 친다. 친다. 친다
어머니라는 이름표를 달고 난 후부터
추워도 덥다하고 그리워도 밉다하고
설움에 겨워도 목구멍으로 삼키던 울음
날마다. 달마다. 해마다
섬의 모퉁이에 간절한 기도를 바치며
두 손의 지문이 닳고 닳아도
그 날이 그 날
그 달이 그 달
그 해가 그 해일쁜
설치는 밤잠으로 긴긴 시간을 건너는 섣달그믐
빈 집에 앉아 어머니라는
다 닳은 이름표만
닦고. 닦고. 닦아 내고 있다